최근 대형 침해사고가 잇따르면서 우리 기업들의 정보보호 투자액이 빠르게 늘고 있다. 정부가 올해 정보보호 공시 기업들의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총 투자액은 약 2조4230억원으로 전년보다 14.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올해 정보보호 공시 기업들의 정보보호 투자 및 인력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공시 이행 기업들은 773개사로 지난해(746개사)보다 3.6% 늘었다.

특히 자율 공시 기업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올해 자율 공시에 나선 기업은 107개사로 지난해(91개사) 보다 17.6% 증가했다. 자율 공시 기업에 정부가 정보보호·개인정보보호 관리체계 (ISMS·ISMS-P) 인증 심사 수수료를 30% 할인해주고, 보안 가점이 부과돼 정부 사업에 인센티브 등이 있는 점이 주요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ISP), 인터넷 데이터센터(IDC) 등의 국가 기반 시설과 밀접한 사업자 중 매출액 3000억원 이상 등의 조건에 부합한 666개사만 의무 기업 대상이다.

또 올해 정보보호 투자액은 2조4230억원으로 지난해 2조1196억원보다 14.3% 증가했다. 정보보호 전담인력도 8506.1명으로 지난해 7681.4명보다 10.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정보보호 투자액과 정보보호 전담인력이 모두 지속적으로 상승하며, 기업들의 정보보호 투자 및 인력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보보호 공시제도는 지난 2022년 의무화됐다. 현재 4년차를 맞이한 이 제도의 실효성을 분석하기 위해 정부가 4년 연속 공시 기업과 2년 연속 공시 기업을 비교 분석한 결과, 연속적으로 공시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들의 정보보호 투자액이 지속적으로 향상했다.

4년 연속 공시한 기업들의 평균 정보보호 투자액 증가율은 48.3%로 2년 연속 공시한 기업들은 13.8%로 34.5%p 차이가 났다. 이어 전담인력 증가율도 4년 연속 공시 기업들은 36.6%, 2년 연속 기업은 9.9%인 것으로 드러났다.

업종별 평균 투자액은 금융과 보험업이 85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후 정보통신업(62억원), 도매 및 소매업(32억원) 순이다. 다만, 사업시설 관리, 보건업 등에선 평균 정보보호 투자액이 예년보다 감소했다.

현재 과기정통부는 지난 10월 발표한 '범부처 정보보호 종합대책'의 후속 조치로 공시제도의 실효성 제고를 위해 공시 항목을 세분화하는 등 고시 개정을 추진 중이다.

또 과기정통부는 실효성과 정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다트·DART)와 연계하는 방안도 현재 고려하고 있다. 그간 정보보호 공시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별도로 운영하는 홈페이지에 공지돼 있어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떨어졌다는 지적을 받았다.

최우혁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정부는 이용자에게 정확하고 투명한 정보가 제공될 수 있도록 공시 항목의 세분화와 검증체계 강화는 물론, 공시 의무대상 확대와 같은 제도적 기반 확충을 통해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디지털 환경 조성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김경문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